BETWEEN FORMS
| 전시 기간 | 2026. 09. 18 — 12.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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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장소 | 파티클 &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 서울 |
BETWEEN FORMS
<Between Forms>는 민병헌의 풍경과 인물 작업을 두 공간에서 선보입니다.
사진은 눈앞의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하지만, 현실과 사진적 재현 사이에는 필연적인 시각적 간극이 발생한다. 카메라가 선택한 거리와 순간, 빛의 조건, 그리고 인화의 과정을 거치며 현실의 형상은 사진이라는 평면 위에서 고유한 시각적 질서를 갖는다.
민병헌은 장면을 연출하거나 인위적으로 변형하지 않고, 눈앞에 존재하는 대상을 촬영하는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의 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그의 사진은 현실을 명료하게 설명하거나 대상의 형태를 선명하게 확정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검정과 흰색 사이에 촘촘하게 축적된 중간 톤과 미세한 농담은 대상의 윤곽을 때로 희미하게 만들고, 익숙한 형상 안에서 쉽게 인식되지 않았던 선과 면, 질감과 깊이를 감각하게 한다.
이러한 시각적 특성은 촬영의 순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직접 암실에서 인화를 진행하는 민병헌에게 프린트는 촬영된 이미지를 단순히 출력하는 과정이 아니라 사진의 농도와 질감을 세밀하게 조율하는 과정이다. 밝음과 어둠을 단순한 대비로 분리하기보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회색을 다루며, 실재하는 대상의 형상과 사진의 표면 사이에 특유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BETWEEN FORMS>는 민병헌의 풍경과 인물 작업을 한 전시 안에 병치한다. 파티클의 <BETWEEN FORMS: LANDSCAPE>와 House of Photography의 <BETWEEN FORMS: FIGURE>는 서로 다른 대상을 다루지만, 그 차이는 오히려 민병헌의 사진을 관통해온 공통의 감각을 선명하게 한다. 풍경의 윤곽과 인체의 표면은 모두 선명한 대비보다 미세한 농담의 변화 속에서 형성되며, 대상은 단번에 파악되는 형태보다 오래 머물러 보게 하는 상태에 가까워진다.
두 공간에 놓인 풍경과 인물은 서로 다른 형상에서 출발하지만, 어느 하나의 명료한 형태로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맞닿는다. <BETWEEN FORMS>는 바로 그 사이, 실재하는 대상과 사진으로 지각되는 형상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차이에 주목한다.



BETWEEN FORMS
: LANDSCAPE
민병헌의 풍경사진은 안개와 물, 나무와 숲처럼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자연의 요소들이기도 하다. 그는 이 풍경을 극적으로 치환하려 하지 않는다. 흐린 빛 아래 놓인 자연물들은 검정과 흰색 사이의 무수한 회색으로 옮겨지고, 사물의 형상과 경계는 그 미세한 농담 속에서 조우한다.
실재를 촬영한 사진이나 그 풍경은 때로 구체적 형상보다 선과 면, 농담과 질감이 두드러지는 평면으로 보인다. 사진이 기록한 것은 현실이나, 그 풍경을 이루는 형태는 구상과 추상 어느 한 쪽에 쉽게 머물지 않는다. 어떠한 인위적인 조작도 가하지 않고 그저 눈앞의 대상을 촬영한 스트레이트 사진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시각적 인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Between Forms : Landscape>에서는 그가 지속해온 풍경 작업과 함께 남프랑스의 자연을 담은 신작 3점, 물을 촬영한 ‘Muul’ 시리즈 신작 2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민병헌의 풍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과 시간 속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낸 장면과 같다. 결국 사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대상 그 자체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눈이다.
BETWEEN FORMS
: FIGURE
민병헌의 인물 작업에서 얼굴과 신체는 흑백의 미세한 계조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피부와 신체의 윤곽은 명암에 의해 명확히 구별되기보다 정교한 회색 톤 사이에서 서서히 나타났다 사라진다. 화면 전체에 번져 있는 회색 빛은 인물의 표면과 깊이, 그 존재의 미묘한 차이를 사진 안에 남기는 중요한 언어가 된다.
인물을 촬영한다는 일은 필연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남기는 일일지도 모른다. 얼굴에는 표정이 있고, 몸에는 자세와 몸짓이 그러하다. 그러나 그의 사진은 이러한 단서들을 하나의 감정이나 서사로 수렴하지 않는다. 인물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화면 안에 존재하고, 사진 역시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려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설명되지 않은 채 미세한 회색 빛과 부유하는 인물의 표정과 몸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단지 보는 것과 그를 이해하는 것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만들어낸다.
선명한 대비로 대상을 분리하지 않고 수많은 중간 톤을 축적하는 인화 작업 방식은, 인물의 표면을 단번에 규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보인다. 희미하게 번지는 인체는 인물에 하나의 고정된 인상을 부여하기보다 쉽게 읽히지 않는 상태를 지속시킨다. 민병헌이 오랜 시간 보여준 회색의 미묘한 차이는 이처럼 인물 작업에서도 단순한 조형적 특징을 넘어 사진 속 존재를 대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작용한다. 그의 사진은 인물을 하나의 대상으로 환원하기보다 그 안에 존재하는 미세한 차이를 그대로 남겨둔다.
관람안내
-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예약하신 분에 한해 입장 가능합니다.
- 주차는 어려우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