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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rd but Beautifu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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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눈부시게 다채로운 색감이 시선을 이끌어 화면을 응시하니 기이한 인물과 마주하게 된다. 분명 인간의 형상이나 어딘가 모르게 기괴하고 경악스러운 생김새는 잠시 인상을 찌푸리다가도 이내 좀 더 자세히 보고자 하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보다 가까이 다가가 관찰하게 만든다.

3D 아티스트이자 비주얼 디렉터로 활동중인 소희(XOHEE)작가의 작품에는 이 기이하고도 신비한 캐릭터가 매번 등장한다. 그녀의 작품 세계에서 그는 주인공이 된다. ‘Baby planet 777’ 혹은 ‘긴목이’라 불리는 이 캐릭터는 작가의 자아상이자 이상향이다. 작가라는 존재는 작품을 통해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장치를 저마다의 조형언어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따라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혹은 되고자 하는 욕망을 담은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데, 소희 작가에게는 긴목이 라는 표상이 바로 그 ‘무언가’이다. 긴목이는 선과 악의 경계조차 없는 태초의 순수함을 형상화 한 존재로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속성을 달리하는 무한의 가능성을 가진 인물이다. 순수함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가상의 인물에게 부여하여 눈에 보이는 존재로서 그 정체정을 상정하게 하는데, 그것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는 듯 이 세계관에서 그가 하는 일은 태아를 운반하는 일이다. 여기서 태아는 순수함의 결정체로서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상징이자 직접적인 시각 언어로서 그 역할을 이행한다. 태아는 작고, 연약한 존재임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테니 말이다.

긴목이의 외형은 인간과 유사하나 신체의 일부인 목이 길쭉하게 늘어져 있는 모습으로 조금은 괴이한데, 문득 거울 속 거북목이 심한 자신을 보며 해당 부분을 오히려 극대화하여 특징으로 삼았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지향하는 관념의 결정체로 대변되는 존재의 외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희 작가는 기존 단편 작업들 일부와 긴목이의 정체성을 더욱 극대화하여 드러낼 수 있는 세계관을 설정하여 생경한 풍경을 선보인다. 그리스교도의 용어인 ‘칠죄종 (七罪宗)’, 즉 7개의 대죄의 특성을 작가만의 조형언어로 펼쳐낸다. 긴목이는 교만, 인색, 질투, 시기, 분노, 음욕, 탐욕, 나태의 키워드를 시각화한 배경을 거닐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적 특성을 표출한다. 이 작품은 ‘Baby planet 777, 긴목이’ 시리즈의 첫 걸음이 된다. 작가는 해당 전시 이후로 긴목이 시리즈를 연재할 계획이라고 한다.

결국 이 작업, 이 시리즈는 작가 자신의 반영이자 내면과 생각을 전달하는 매체로써의 역할이면서 동시에 무수의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시각적인 자극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과 그가 속해 있는 모종의 세상을 바라보며 여러 의미를 유추하며 질문을 던질 수도 있지만 그저 관망하고, 감상하는 일 만으로도 충분할 지도 모른다. 그만큼 작가가 만들어낸 장면은 아름답고도 기이하다. 우리의 시지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전시 안내

  • 전시기간:  2023년 6월 3일 ~ 2023년 7월 31일
  • 관람시간:  11:30 ~ 19:30 (매주 월요일 정기 휴무)
  • 작가:  소희(XOHEE)   @xoxohee_
  • 관람료:  무료  

관람 안내

  •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예약하신 분에 한해 입장 가능합니다.
  • 찾아오시는 길
    강남구 선릉로 838 페코빌딩 지하 1층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 스타벅스 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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