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발표] 후지필름 코리아 - 포토 더미북 어워드 2026
후지필름 코리아 포토 더미북 어워드 2026에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 처음 마련된 어워드에는 총 245점의 사진 기반 더미북이 출품되었습니다. 지난 2026년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에서 진행되었던 전시회를 통해 관람객 누구나 직접 책을 펼쳐보며 현장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2·3·4등 20권은 심사위원 점수 80% · 현장 투표 20%로, 인기상 1권은 현장 투표 100%로 가려졌습니다.
수상작들은 하우스오브 포토그래피 서울 라이브러리와 후지필름 포토페스타 노들섬에서 차례로 전시됩니다.
응모작은 가족과 여행, 거리와 아카이브, 자기고백적 서사까지 폭넓은 결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떤 책은 손으로 한 장 한 장 붙여 만든 자작 제본이었고, 어떤 책은 북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정식 출판물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였습니다.
다양한 유형과 형식의 사진책들이 고르게 선정되도록 균형에 무게를 두었으며, 1·2등 수상자에게는 보스토크 프레스와의 별도 출판계약 기회가 주어집니다.
1등 수상작 First Prize

이 책은 인간의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세계를 정면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정직’하게 사진적이다. 오로지 사진이라는 광학적 장치만이 수행할 수 있는 세계를 매크로렌즈를 통해 투명하게 보여준다.
사실 여기까지는 사진계의 전통 분야로 자리한 접사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초정밀한 버섯의 면면을 담아낸 이 책은 독자의 시선을 붙드는 강한 흡입력을 지닌다. 아마도 그것은 이 책의 핵심이라 할 만한 대위법(counterpoint) 때문일 것이다.
버섯의 표면을 담은 초정밀한 세계가 전개되다가도, 한 번씩 치고 들어오는 흑백의 거친 ‘탁본’은 소재에 대한 감각을 확장시킨다. 하나의 소재가 두 가지 상이한 방식으로 재현되는 펼친면(spread)이야말로 이 책의 정수이다. 왼쪽 페이지가 초정밀한 세계를 정조준한다면, 오른쪽 페이지는 호기롭게 표면을 훑고 지나간다. 구상과 추상이라 표현할 만한 이 두 감각을 서로 다른 종이 위에 병치함으로써, 이 책은 사진과 시퀀스, 종이의 물성만으로도 충분히 자기 완결적인 서사를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책은 무엇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이 책은 사진책만이 가능한 고유한 형식적 모험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2등 수상작 Second Prize

한효진의 『원더풀데이즈 Wonderful Days』는 1990년대 후반 청소년들이 춤을 추던 공간이었던 콜라텍이 오늘날 노년층의 사교와 유희의 공간으로 변화한 풍경을 담아낸 책이다.
작가는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때로는 터부시되기도 하는 노년층의 춤과 욕망을 하나의 문화로 바라보며 그 안의 삶과 활기를 포착한다. 홀로그램을 활용한 표지는 화려한 조명과 의상, 반짝이는 실내의 분위기 등 책이 담고 있는 공간의 감각을 암시한다. 콜라텍 공간의 전경, 춤을 추는 인물들, 손이나 화려한 구두 같은 세부를 포착한 이미지들을 교차시키는 방식 또한 인상적이다.
특히 큰 사진 사이에 작은 사진들을 비스듬히 배치하거나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편집은 책 전체에 리드미컬한 호흡을 부여한다. 콜라텍 간판만 프린트된 반투명 종이 뒤에 건물 전체의 모습을 다시 드러내는 페이지 구성은 콜라텍이 우리 일상의 풍경 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있음을 효과적으로 환기시킨다.
우수상 수상작 Third Prize

박광명의 『거대한 블럭 쌓기』는 조선소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둔 작가가 어렸을 때부터 보아오던 익숙한 공간인 조선소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담은 책이다. 아버지의 옛날 모습이 담긴 가족사진이 책의 초반부를 열어주는데, 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조선소의 풍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앞세우기보다 조선소라는 공간과 그 안의 삶을 담아내는 데 집중하며 작업의 밀도를 유지한다. 조선소 공간, 주변 풍경, 일하는 사람들, 작업 지시가 적힌 손글씨 메모 등을 오가는 편집의 흐름 또한 돋보인다. 특히 조선소라는 거대한 산업 현장을 스펙터클하게 그려내는 대신 흐릿한 폴라로이드 사진 특유의 향수 어린 질감을 더함으로써, 조선소를 보다 사적인 기억의 장소로 바라보게 만든다.

화이트큐브의 갤러리와 미술관에는 아무래도 매끄럽고 세련되고 반짝거리는 사진 이미지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런 이미지도 매력적이지만, 가끔은 굵고 강한 느낌이 충만한 이미지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거칠거나 기술적 결함으로 투박한 사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박도현의 더미북에는 굵고 강하면서도 정교한 야경 이미지가 펼쳐진다. 어둠 속에 방치되어 있으면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철골 구조물이 연속되는 책은 독자의 시선을 도시를 배회하는 산보자로 만드는 동시에 밤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게 만든다. 카메라 프레임 안으로 선택된 밤의 풍경도 그렇고, 텍스트는 전혀 없이 이미지로만 연결된 책의 구성도 그렇고, 중간중간 빛깔과 질감이 독특한 색지를 삽입한 것도 그렇고, 시작도 끝도 없는 가운데 그 어떠한 결말로 귀결되지 않는 흐름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과감하지만, 동시에 균형을 잃지 않는 선택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가족을 기록한 작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과 상황들을 보여주기에 소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기 쉽다. 물론 그런 지점이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내가 알지도 못하는 남의 가족에게 굳이 신경 쓸 이유가 없기에 생각보다 다른 이의 주목을 끌어내기가 어렵다. 내 가족이니까 예쁘고, 내 가족이니까 소중하지, 그 느낌을 타인에게 전달되려면 가족이라는 소재의 보편성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가족을 다룬 이 작업만의 특수성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미덕을 확보하려면 우선, 가족으로서 가족을 바라보는 것에서만 그치면 곤란하고, 가족이자 동시에 사진가로서 한 개인을 바라보려는 의지와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이번에 응모한 수많은 가족 관련 작업들이 대부분 엄마, 아빠 등 가족으로서의 정체성만 드러날 뿐 사진가로서의 시선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중에서 정연화의 더미북에는 15년 동안 엄마이자 사진가로서의 시선이 교차하는 아이의 사진이 생애주기를 따라 펼쳐지기에 단연 돋보였다. 사진에는 보통 시간, 장소, 대상, 이렇게 세 가지 요소가 주요하게 담긴다. 여기서 ‘집과 아이’라는 협소한 장소와 대상을 다루는 가족 작업은 현실적으로 시간의 축을 확장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 작업은 ‘15년’이라는 시간과 함께 달려가는 아이의 성장과 변화로 이 숙제를 해결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은 아이의 모습 위주로만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아이를 닮은 풍경과 아이를 닮은 사물들, 아이의 존재를 환기하는 순간과 장면들, 성장하고 변화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이자 사진가로서의 심경이 담긴 이미지컷 등도 함께 섞여 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게 된다.
입선작 Fourth Prize
총 15명의 입선자를 저자명 가나다순으로 발표합니다. 선발된 더미북 또한 1·2·3등 수상작과 함께 라이브러리 전시 및 후지필름 포토페스타에서 전시됩니다.
| NO. | 저자 / Author | 작품명 / Title | Status |
|---|---|---|---|
| 01 | 강재구 | 『Soldier KANG JAEGU』 | SELECTED |
| 02 | 김 민 | 『소리가 어쩔 수 없이 멀리 간다』 | SELECTED |
| 03 | 김민주초원 | 『기상천외달콤한병원』 | SELECTED |
| 04 | 김재훈 | 『그림자 정원사』 | SELECTED |
| 05 | 김정민 | 『어청도의 낮』 | SELECTED |
| 06 | 노영지 | 『내 얼굴에 침 뱉기』 | SELECTED |
| 07 | 박민하 | 『Can you be my pink?』 | SELECTED |
| 08 | 손승재 | 『사이의 장면들』 | SELECTED |
| 09 | 오서택 | 『Temperature : Porto』 | SELECTED |
| 10 | 이강호 | 『PLASTIC MOUNTS』 | SELECTED |
| 11 | 이우기 | 『Before It Shatters 부서지기 전에』 | SELECTED |
| 12 | 이한훈 | 『FLORA』 | SELECTED |
| 13 | 정찬웅 | 『HOW TO WORK, PLAY, LOVE AND DIE?』 | SELECTED |
| 14 | 최요한 | 『Nonlinear Primitivo』 | SELECTED |
| 15 | 최주희 | 『사근진 沙斤津』 | SELECTED |
인기상 Popularity Prize
— Letter to My Daughter
/ 빛이 되어가던 날들에게
현장 투표 1,287표 중 43표를 득표한 작품이 인기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투표에 참여 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정성껏 작성 해 주신 내용은 도서 반송 시 저자에게 함께 발송될 예정입니다.
심사총평 Jury
245개의 이야기 ———
20권의 수상작.
사진책은 단순히 사진을 묶어낸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사진(혹은 경우에 따라 글)을 재료 삼아 병치와 시퀀스, 레이아웃의 리듬을 구축하고, 사진과 종이 사이의 밀착된 언어를 조직하는 하나의 독립된 시각 형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도권 사진계가 미처 포착하지 못한 내밀한 서사를 발견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올해 처음 마련된 후지필름 코리아 포토 더미북 어워드에는 총 245점의 사진 기반 더미북이 출품되었고, 몇 가지 뚜렷한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우선 여행사진 기반 책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가장 먼 곳의 풍경을 ‘지금, 이곳’으로 끌어오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전통적 역할은 여전히 유효해 보였다. 하지만 그 유효함이 공적인 ‘출판’으로 이어질 때는 한 차원 다른 의미를 획득해야 한다. 여행사진이라는 대중적이고 친밀한 장르일수록 왜 책으로 엮여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이 필요하다. 이 지점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할 경우, 여행사진은 자기만족적 장르에 머물게 된다.
아카이브 기반 작업들도 두드러졌다. 이는 사진가의 행위가 ‘찍기’ 뿐만 아니라 ‘수집하고 편집하기’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의 시각문화 전반에서 흔히 접하는 푸티지 활용은 사진책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레트로적 향수에 머물러 있는 작업들이 있는가 하면, 앞선 세대나 시대에 대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아카이브나 푸티지가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화지가 지닌 물신주의적 감각에 다소 안일하게 기대는 사례들 또한 눈에 띄었다.
아카이브 기반 사진책은 이미 국제적으로 하나의 뚜렷한 흐름이 되었지만, 정작 아카이브가 지닌 지표적 속성이 쉽게 휘발되기도 한다는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심사에서는 특히 이 부분을 유념했다.
또 하나 눈에 띈 흐름은 자기고백적 서사였다. 여기서 이미지는 기록이자 재현이라기보다 감정을 통과시키는 여과지에 가까웠다. 누구에게나 삶의 사연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 사연이 복제 가능한 책의 형태를 취한다면, 왜 그것이 책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필연성 또한 요구된다.
이번 더미북 어워드는 국내 사진 생산자들이 ‘사진책’이라는 장르에 기대하는 감각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또한, 제도화된 전시장에서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소재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값진 성과였다. 누구나 책을 만들 수 있는 시대 그리고 사진이 인화지보다 데이터로 더 오래 남는 시대에 사진은 더욱 견고하게 머물 장소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무엇이 사진책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무엇이 사진인가라는 질문과는 또 다른 층위의 문제다. 다양한 유형과 형식의 사진책들이 고르게 선정되는데 균형을 기울였다. 파인프린트 기반 커피테이블 북의 전통적 묵직함에서부터 독립출판 특유의 날렵함과 경쾌함까지, 가족사진과 다큐멘터리, 정물사진 등 그 사이 어딘가에 올해의 스무 권이 놓여 있다.
이번 후지필름 코리아 포토 더미북 어워드에는 총 245권의 더미북이 출품되었으며, 각기 다른 시선과 방식으로 개인의 서사와 동시대의 풍경을 담아낸 작업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진책이라는 매체에 접근하는 방식의 폭이 매우 넓었다는 점이다. 종이 위에 사진을 하나하나 붙이고 수작업으로 제본한 책부터, 북디자이너와 협업하여 실제 출판물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여준 책, 사진 앨범 제작 서비스를 활용한 책, 전통적인 책의 형태를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구조를 활용한 작업들까지 다양한 형태가 공존했다.
더미북은 출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유로운 실험이 가능한 형식이다. 그렇기에 참여자들이 종이의 질감과 책의 구조, 나아가 책을 담는 케이스에 이르기까지 사진책이라는 매체 안에서 자신의 감각과 태도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하고, 사진을 단순히 배열하는 것을 넘어 사진책이라는 형식 자체를 적극적으로 작업의 언어로 삼은 시도들이 돋보였다.
가족사진과 여행사진은 이번 출품작 가운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기록하고 낯선 풍경을 간직하려는 마음이야말로 많은 이들에게 카메라를 들게 하는 가장 익숙한 출발점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개인의 불안이나 내면의 고민을 사진으로 풀어내려는 작업들도 다수 출품되었다. 보이지 않는 감정을 이미지와 편집의 흐름 안에서 구체화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읽혔다.
거리사진 분야에서는 컬러 필름을 사용한 스냅사진과 거친 질감의 흑백사진이 특히 많았는데, 사진사의 특정한 계보에 대한 공통된 관심이 자리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최근 사진책 작업의 주요한 흐름 가운데 하나인 아카이브를 활용한 작업 역시 이번 출품작들에서 폭넓게 확인되었다.
가족 앨범, 역사 자료, 신문 기사, 수집한 인쇄물 등 다양한 자료가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재료들을 적재적소에 섬세하게 배치하여 주제의식을 전하는 개성 있는 작업이 돋보였다.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업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으나, 재개발, 동물권, 성형수술, 시위 현장 등 동시대의 중대한 문제들을 고유한 시선으로 풀어낸 책들이 인상적이었다.
동시대 사진책은 더 이상 개별 사진을 단순히 모아두는 형식에 머무르지 않고, 사진책 자체가 하나의 독창적인 예술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책=개별 사진의 합’이라는 등호 대신 ‘사진책>개별 사진의 합’이라는 부등호가 성립하는 지점이 있어야 하고, 바로 그 지점이 우리가 사진책을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이번 어워드에 출품된 더미북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부등호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 시도들이 머지않아 한층 완성도 높은 책으로 우리 앞에 다시 놓이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응원한다.
245권의 지원작 앞에서, 우선 그 많은 양에서 놀랄 수밖에 없었고, 또 그 다양함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놀라운 양과 다양함은 그만큼 많은 작업자들이 사진책에 진지한 관심을 지닌다는 방증으로 다가와 반가웠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지원자가 몰린 이유에는 출판사를 통한 정식 출판의 기회를 얻기 힘든 사진책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기에 씁쓸하기도 했다.
사진책은 다른 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훨씬 많이 소요되지만, 판매실적은 미미해 출판사들이 선뜻 출판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번 더미북 어워드를 향한 관심이 ‘내 사진책을 내고 싶다’라는 사적인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작업자들이 저마다 원하는 사진책을 활발하게 생산/유통/판매되는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지 머리를 맞대고 공적인 논의까지 이어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한편으로 이렇게까지 다양하고 많은 숫자의 지원작 더미북은 심사위원들에게는 무거운 숙제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숙제는 245권의 더미북을 전부 살펴보는 것이었다. 실제로 3인의 심사위원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 245권의 더미북을 일람했으며, 그 과정에서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지원작들을 제외했다. 여기서 제외된 지원작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분히 사적 차원에서의 기록 또는 표현에만 머물러 있는 사진 작업이 담긴 더미북이다. 카메라와 사진 매체를 활용해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언제나 중요하다. 하지만 그저 “내 아이가 너무 예쁘다”라거나 “내 여행이 너무 특별하다”라는 식의 인상만 주는 이미지가 반복/나열되는 방식은 곤란하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일상과 삶을 기록/기억하는 일은 각자 소중하겠지만, 이것이 창작 작업으로 또는 사진책으로 공적인 영역에서 발표된다면 해당 작업자만의 고유한 시선이 밑바탕이 되어야만 수많은 작업들 중에서 관객에게 유의미하게 가닿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더미북의 편집이나 디자인, 물성적인 측면에서 작업자만의 개성이나 고민이 느껴지지 않은 더미북이다. 이는 단순히 만듦새의 완성도나 우수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자가 자신의 작업에 맞게, 또는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게 더미북의 형식을 구상했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가령, 개인적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던 더미북의 형식은 온라인 사진 인화 서비스를 통해 해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탬플릿을 적용해 만든 것이었다. 때로 어떤 지원자는 내용이 다른 두 개의 사진 작업을 똑같은 형태의 더미북으로 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괄적인 형식(판형, 분량, 종이, 두꺼운 보드지 사용 등)으로 규격화된 더미북에서는 지원자가 자신의 작업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편집과 디자인에서 무엇을 고민했는지 엿볼 수 없었다.
이렇게 일차적으로 245권 전부 일람하면서 제외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로 선별된 더미북들을 심사위원 3인이 함께 살펴보면서 장단점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준 더미북의 특징은 앞서 언급한 내용을 역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첫째, 개인적인 일상을 다루든,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든 이를 바라보는 작업자만의 고유한 시선이 독자에게 가닿을 가능성 있는가. 둘째, 편집과 디자인, 판형과 제본, 종이 선택 등 더미북의 형식과 물성에서 작업자만의 개성과 고민이 묻어나는가.
안내사항 Schedule & Terms
하우스오브 포토그래피 서울 라이브러리
House of Photography Seoul Library
선발된 20권의 더미북 전시 · 약 25일간
후지필름 포토페스타 — 노들섬
FUJIFILM Photo Festa 2026 — Nodeul Island
오프닝 시상식 진행 · 약 9일간
후지필름 포토페스타 오프닝
Nodeul Gallery 1, Seoul
※ 3등 및 인기상의 시상품은 시상식 현장에서 전달되나, 시상식 참석이 어려운 경우 개별 발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