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JIFILM x FORTUNE Korea] 다시, 카메라
10월 당선작
김한국, X-T1
<그 열매 아래>
양화진은 조선 땅에 사랑과 복음을 전하다가 생을 바친 선교사들이 잠든 곳이다.
“내게 천 개의 생명이 있다면, 그 모두를, 조선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1907년 스물네 살의 나이로 조선에 온 루비 켄드릭 선교사가
세상을 떠나기 전 부모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루비 켄드릭 선교사의 무덤 뒤로 한 그루의 나무가 있다
봄마다 그 나무는 새순을 틔우고, 여름이면 햇살 아래 붉은 열매를 맺는다.
그것은 단지 나무의 열매가 아니다.
한 알의 밀알로 땅에 떨어진 루비의 삶이 세월을 건너 오늘의 생명으로 이어진 신앙의 열매이다.
그 나무는 아까시나무다.
거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꺾이지 않는 생명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 나무 아래, 한 소년이 조용히 그 열매를 바라본다.
그는 이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오래전 한 선교사의 씨앗이 이 땅의 열매로 이어졌음을.
바람이 불고, 햇살이 그의 얼굴을 감싸는 순간, 루비의 사랑은 다시 살아나 새로운 세대의 마음속에서 자라난다.
후지필름과 포춘코리아가 함께한
‘다시, 카메라’의 1년간의 여정이 끝났습니다.
매월 자신만의 시선으로 키워드를 해석한 작품을
응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